목자의 시
사라지지 않는 것
2026-09-18 16:36:33
조현호
조회수 6
지금
떨어지는 것들로
우리에게 말하는 것들이 있다
잎은 떨어져도
나무는 죽지 않고
꽃은 져도
향기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우리의 기도도 그렇지 않을까
눈물로 올린 기도
말하지 못하고
가슴 깊이 삼킨 기도
밤의 어둠 속에서
겨우 한마디 부른
"주님…" 그 기도까지
하늘은
그 어느 것도 잊지 않는다
기도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침묵 속에
깊이 깊이 그 가슴에 묻히는 것이다
마치 가을 낙엽이 땅으로 깊이 돌아가
봄을 준비하듯
오늘의 기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깊이 내일에 피어날 은혜를 준비한다
응답이 늦다고
기도를 거두지 말라고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도
기도의 씨앗은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자라고 있으니
기도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낙엽에 실어 보낸 떨어진 눈물은
한 방울도 땅에 버려지지 않는다고
그 하나의 잎새가 남아서
가을바람에도 소리치고 있다
그리고 어느 날
지나온 시간의 흔적을 꺼내보며
조용히 고백하기를
주님,
그때도 주님은
나의 기도를 듣고 계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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