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의 시
하늘의 언어로
2026-08-13 09:40:57
조현호
조회수 9
밤하늘 호수에 떠있는
일천억 별들의 혀끝마다
셀 수 없는 언어가 흘러 내리는데
밤하늘의 호수는 그 큰 입에도
언어가 없다
다만 소리를 다 담을 뿐
넓고 크고 깊을 뿐
모든 빛을 다 받아 안을 뿐
별은 각자의 빛으로 밤을 말하지만
호수는 그 빛마저 품어
한 번도 자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깊음은 말이 적고
높음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참으로 큰 존재는
침묵으로 세상을 흔들고
고요로 생명을 일으킨다
그래서 밤은
별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별을 잃지 않고 품어내는
호수 때문에 더욱 깊어진다
침묵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깊이 사랑하는 방식이며
품는다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 더 오래 남는
하늘의 언어다
하늘의 언어로 말하면 다름은 벽이 되지 않고
다양함이 응집되어 하나 된 새 노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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