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의 시
목련의 고백(부활시)
2026-04-08 16:13:32
조현호
조회수 10
아직 어둠이
침상을 짓누르고 있을 때
무덤같은 하루 속에 누워 있었다
기도는 입술에서 말라가고
빛은 멀리서만 머물러 있었고
돌문은 닫혀 있었고
스스로를 꺼낼 힘이 없었다
침묵은 길었고
하나님의 시간은 더 길었다
그때
아무도 밀지 않은 돌이
주님의 무덤에서 조용히 옮겨지듯
이 안의 밤이 어둠에서 갈라지기 시작했다
부활전에 해마다 목련은 피어나고
십자가를 닮은 가지 위에
눈처럼 하얀 꽃들이
죽음을 통과한 빛의 얼굴로
말없이 외치고 있다
“두려워하지 말라”
잊고 있던 약속의 소리다
이제 알았다
부활은 먼 공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숨 쉬게 하시는 은혜라는 것을
주께서 죽음을 이기신 새벽
그때의 강렬한 빛으로
내 영혼도 조용히 일어나
눈물의 껍질을 벗고
새 사람으로 서 있었다
목련 꽃 아래서
하얀 꽃잎이 떨어질 때마다 고백한다
우리는 주 안에서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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