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의 에세이
겨울의 댓가를 혹독하게 치루고 나서야 아름답고 눈부신 봄이 피어난다. 자신을 다 벗고 잘라내고 인내한 후에 계절이라서 봄은 봄인 것 같다. 봄은 또 봄을 잘라내는 시간을 가져야, 비움을 가져야 또 여름이 여름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봄이 꽃을 떨어뜨리는 결단이 있어야 여름에게 열매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은 여름 비바람을, 태풍을, 부딪히면서 멍들고 때론 소중한 것들을 잃어 버려도 앞으로 갈 수 있어야 가을을 창조해 줄수 있다. 어찌 댓가 없이 온 세상을 물들이는 영광의 형용의 샊깔을 만들어 낼 수 있으랴! 가을이 이 영광을 다 벗어 벌릴 수 있는 용기, 그 열매를 다 줄 수 있는 댓가를 지불해야 겨울은 순백의 경건으로 우리를 덮어 벌릴 수 있다.. 댓가를 지불하고 나서야 얻어지는 것이 창조의 원리가 아닐까.
하나님이 이 세상을 주시기 위해서 스스로 있는 자가 스스로 혼돈 속으로 임하셨다고 했다. 또 그 아들 독생자 예수님이 하늘 영광 버리고 이 땅에 작은 자로 육신을 입고 오신 댓가, 극악무도한 십자가에서 피 흘려 자신은 완전히 버린 댓가를 지불하고 나서야 인류의 희망인 부활을 낳으셨고. 그가 버린 댓가를 믿는 우리에게는 그분의 부활의 첫 열매가 내 것이 되고 주님이 준비하신 천국의 영광으로 우리는 다시 태어난다. 이게 왠 횡재인가!
아내 최사모는 목회자의 아내가 되어서 연약한 몸으로 여러 가지 댓가를 치루어 내야만 했다. 종가 집 장손의 부인으로, 거기에다 교회 건축을 여러 번 하는 저돌적 목회와 감당해야 했던 일들과 가정과 목회의 응어리와 짐을 가슴에 지고 살았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많은 댓가를 지불해야 되었던 것은 사모로서 오랜 인내가 아니었을까. 가슴과 목에 응어리가 생기는 것도 모르고... 아내는 두 아이를 낳는데도 당시 미개발된 의술로 수술의 댓가를 지불해야 해야 했고, 목회 25년차 즈음에 가슴에서 20여 개의 작은 근종들을 떼어내는 댓가를 지불했어야 했었다. 그때 나는 목회하면서 아내의 가슴을 20개 이상 멍이 들게 한 목회를 했었다고 생각하고 많이 가슴 적셨던 기억이 이번 임파선 조직 내에 있는 경부종양 수술을 하면서 다시 떠올랐다... 이번에는 길게 목 아랫분을 절개하고 세미한 조직과 밀집된 혈관 사이를 헤치고 들어가 큰 근종을 떼어내는 수술을 했다. 그 어느 것 하나 주의 손길 안 미친 곳은 없지만, 주님은 아내의 오랜 안과 밖의 아픔을 통하여 댓가를 지불함으로 주님의 열매로 가득한 목회의 계절을, 사명의 계절을, 남편의 계절을, 교우(성도)들의 계절을, 만들어 주시지 않을까 묵상하게 된다.
이번에 큰 근종을 떼어 내시면서 하나님의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 댓가를 지불한 거니까...
|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첨부 파일 |
|---|---|---|---|---|---|
| 30 | 댓가가 만들어 내는 계절 | 권순호 | 2025-11-27 | 16 | |
| 29 | 떨어지는 용기 | 권순호 | 2025-11-14 | 29 | |
| 28 | 소통의 법칙 | 권순호 | 2021-12-07 | 188 | |
| 27 | 언제라도 봄 | 한종우목사 | 2021-02-05 | 239 | |
| 26 | 사랑의 교향곡 | 구리하늘샘교회 | 2020-08-14 | 403 | |
| 25 | 열매 중에 열매 | 하늘샘교회 | 2019-09-17 | 575 | |
| 24 | 사랑의 교향곡 | 하늘샘교회 | 2019-05-07 | 701 | |
| 23 | 고향 하나면 된다 | 하늘샘교회 | 2019-01-31 | 722 | |
| 22 | 사랑을 위하여 | 한종우목사 | 2018-05-03 | 1070 | |
| 21 | 여기에 와 있다 | 한종우목사 | 2018-02-18 | 1133 | |
| 20 | 만남을 위하여 | 한종우목사 | 2016-10-07 | 1734 | |
| 19 | 그 빛 마음에 받아 | 한종우목사 | 2016-06-03 | 1726 | |
| 18 | 얻는 원리 | 한종우목사 | 2016-05-13 | 1753 | |
| 17 | 은총의 가치 | 한종우목사 | 2016-02-19 | 1717 | |
| 16 | 십자가가 필요한 곳 | 하늘샘교회 | 2016-01-08 | 18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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